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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코로나 확진. 자가격리 3일차 현황. 고통과 실망의 연속.

by M.J. 2022. 3. 6.

3월 3일 PCR 양성이라는 통보를 받고 자가격리를 시작한 지 3일이 되었습니다. 확진을 받기까지의 과정과 증상 그리고 현재 코로나 대응의 현실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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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코로나라니...

자가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사진
자가키트 양성

 

 

 3월 2일(수)

3교대 근무로 전날 밤을 새우고 아침에 잠을 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오후 3시. 평소와 다르게 목이 따갑고 기침이 느껴져서 바로 코로나 자가 키트를 사용해서 검사를 하였습니다. 결과는 음성!

하지만 전 결과를 보고도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목의 통증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거든요. 또한 이날도 밤샘근무였기 때문에 혹시라도 코로나가 맞다면 직원들을 감염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혹시나 하고 자가 키트를 꺼내 다시 검사를 시도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코가 아닌 목을 면봉으로 쑤셔보았죠. 결과는 양성!

회사에 연락을 한 뒤 바로 PCR 검사를 받으러 갔어요. 저는 검사를 하는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했죠.

"자가 키트에서 코에서는 음성이 나왔는데 목에서는 양성이 나왔으니 목도 같이 검사해주세요"

하지만 선생님은 거절하셨습니다. 코로 검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검사를 받고 온 뒤 약간의 인후통과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39도가 넘는 체온과 극심한 오한을 겪으며 지옥을 경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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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일(목)

오한과 몸살로 밤새 잠도 자지 못하고 PCR결과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결과는...'양성도 음성도 아닌 미결 절'이라는 것입니다. 아직 코로나 확진을 할 만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전 바로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나 : "지금 체온 39도에 오한, 몸살 그리고 무엇보다 기침이 심한데 검사를 받으러 무엇을 타고 가야 하죠?"

상담원 : "현재 증상이 있더라도 확진 판정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아픈 건 주변 병원에 가보세요"

저는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오미크론은 코보다는 목에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많은 사람이 코가 아닌 목을 통해서 자가 키트 양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사실을 알아서 검사 시 요청을 하였는데 매뉴얼에 없다는 이유로 미결정이 나왔고 이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는 점!

또한 말만 하면 기침이 나오는 이런 몸으로 대중교통을 타면 주변 사람을 모두 감염시킬 것이 뻔한데 확진 판정이 아니란 이유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상담원의 답변 또한 이해할 수가 없었죠.

좁은 택시보다는 넓은 버스가 좋을 것 같아서 버스를 타고 사람이 없는 곳에 서서 검사소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체온 39도인 상태로 1시간을 기다려 PCR 검사를 받았고 제가 고집을 부려서 이번에는 코뿐만이 아닌 목까지 검사를 하였습니다.

힘들게 집에 도착하였고 약을 먹은 뒤 하루 종일 잠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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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일(금)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극심한 인후통과 기침 그리고 들끓는 가래 때문에 몸이 마비될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체온은 37.6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때 도착한 문자 한 통 'PCR결과 양성입니다'

검사일인 3월 3일부터 +6일간 집에서 자가 격리해주세요.

3월 2일 제대로 검사를 안 해 미결정 판정이 나와 3월 3일 검사한 것을 기준으로 격리기간이 결정되었습니다. 자가격리 기간이 하루가 늘어나 버린 것이죠...

그래도 열이 나지 않아서 살 것 같은 자가격리 첫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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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5일(토)

인후통은 많이 좋아졌지만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대통령 사전투표일입니다. '오후 5시부터 투표를 위한 임시적인 외출이 허용됩니다'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코로나 환자가 외출?'이란 생각과 함께 외출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5시가 되기를 기다려 투표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수많은 코로나 환자들이 주민센터 밖에 한 줄로 서있었고 저 역시도 맨 뒤에 섰습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줄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코로나 환자들이 4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람이 강하게 부는 밖에 서있게 내버려 둔 것입니다. 또한 이상한 동선 때문에 확진자가 아닌 사람들이 투표를 하러 가려면 확진자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야만 했죠. 

어찌어찌 투표를 하고 돌아오긴 하였지만 장시간 밖에 서있어서 그런지 다시 체온이 오르기 시작하였고, 다행히도 바로 약을 먹어서 더 이상 발열은 없었습니다.

투표자 체도 심각했습니다. 이게 2022년 민주주의의 나라에서 하는 투표가 맞는지... 반장투표만도 못한 방식 때문에 예상처럼 인터넷 여기저기에 관련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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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자가격리를 한지 겨우 3일이 지났는데 전 왜 이렇게 확진자가 많이 생기는지 딱 알게 되었습니다.

  1. 자가 키트 사용법의 문제
    오미크론의 특성상 코가 아닌 목을 이용해서 검사하는 것도 추천한다는 말이 없습니다. 그저 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2. PCR 검사의 그지 같은 매뉴얼
    PCR 검사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를 검출하기 위해서입니다. 분명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검사를 받으면 입과 양쪽 코를 모두 검사하였어요. 그런데 매뉴얼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한쪽 코로만 검사를 하였습니다. 목도 검사해달라는 저의 말은 융통성 없이 그냥 넘겨버렸죠. 덕분에 전 코로나 증상이 있는 상태로 재검을 받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였습니다. 저 때문에 감염된 사람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3. 후폭풍이 두려운 투표장
    코로나 환자도 사전투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말은 예전부터 나왔습니다. 그렇기에 충분히 동선을 고려하고 계획을 짤 시간이 있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죠.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렸던 몇 분 동안 제 앞을 지나간 비 확진자는 10명이 넘습니다. 과연 그중 저에게 감염된 사람이 1명도 없을까요? 

아직 4일이나 남았지만 뭔가 실망만 생기고 있는 자가격리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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